언론보도
국내 최초 여성전문병원 ‘보구녀관(普救女館)’
국내 최초 여성전문병원 ‘보구녀관(普救女館)’
이대서울병원 옆 한옥형 복원, 초대 관장 김영주 교수 취임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수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이대서울병원 옆에 도심 속의 이색풍경을 자아내는 단아한 목조 건물이 자리 잡고 있어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이대서울병원의 개원에 맞춰 복원된 이화의료원의 전신이자 국내 최초 여성전문병원 ‘보구녀관(普救女館)’이다.
1887년 남성 의사들에게 직접 진찰 받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 미국 의료 선교사였던 스크랜튼 모자가 서울 정동 일대에 여성전문병원을 설립한 것이 시초이며 고종 황제가 ‘널리 여성을 보호하고 구한다’는 뜻의 ‘보구녀관’ 명칭을 직접 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보구여관’으로 불려왔으나 이번 복원을 기점으로 ‘보구녀관’이란 옛 이름을 되찾게 됐다.
여성과 아동을 위한 무상진료를 원칙으로 개관한 후 1년 만에 환자가 1천 명 넘게 몰려들 만큼 근대 여성 의료사업에 앞장섰던 보구녀관은 의사, 간호사 등 여성 의료인 양성 교육에도 주력해 1890년 한국인 최초의 여의사 박 에스더(김점동)를 배출하기도 했다. 본명은 김씨 성을 가졌으나 미국식으로 남편의 이름을 따라 박 에스더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이화의료원은 2016년부터 ‘보구녀관 복원 프로젝트’에 돌입, 역사적 사료와 증언을 수집해 마곡에 설립한 이대서울병원 옆에 복원하고 작년 10월31일 개관과 동시에 대중에게 선보였다.
3대 병원장이었던 로제타 홀의 일기를 근거로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 128㎡ 규모의 한옥으로 지어졌으며 수술실과 병실, 진료실 등 설계 그대로의 구조를 재현함으로써 당시의 보구녀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온돌방 구조로 30명을 입원시킬 수 있을 만큼 체계적으로 내부가 구성돼 있는데 현재는 박물관, 전시실, 영빈관 등을 갖춰 환자와 시민들에게 상시 개방되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오후 4시(점심시간 오후 1~2시, 주말 및 공휴일 휴관)에 보구녀관을 방문하면 옛 사진과 유품으로 조성된 내부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아카이브 담당자에게 요청하면 상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유래와 의의를 이해하기가 쉽다.
이화의료원은 지난 1일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보구녀관 초대 관장으로 임명했다. 김 교수는 취임소감에서 “가장 현대적인 이대서울병원 옆에 가장 오래된 여성전문병원을 복원한 것은 이화의료원의 뿌리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보구녀관의 가치를 발전 계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