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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의료역사이야기

이대목동병원 김옥길홀의 재탄생을 기원하며

파일 김옥길홀_메인.jpg       
작성일 2025-02-10 조회수 910


2024년 1014일 이대목동병원 김옥길홀에서 김옥길홀 현판 보존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목동병원 재구조화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김옥길홀이 위치한 공간의 리모델링 공사가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한동안 김옥길홀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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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이대목동병원은 이화여대 제8대 총장이자 이화학당 제6대 이사장을 역임했던 김옥길 선생님의 의지와 노력으로 탄생하였다. 그렇기에 위치적으로는 병원 본관 뒷편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대목동병원에 있어 김옥길홀은 병원의 심장과 같은 공간이었다.


1982년부터 제2부속병원 건축사업계획을 시작한 이화의료원은 1986년 현 목동병원 부지를 매입한 후 병원 건축을 위한 기금모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당시 이화학당 이사장이었던 김옥길 선생님은 그동안 학교를 위해 미국에 거주 중인 동창들에게 모금을 한 적은 없었지만 목동병원을 위해 모금을 해보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목동병원 건축 모금 계획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이내 암 진단을 받아 병원 생활을 하시게 되며 모금활동 전개가 어려워지는 듯 싶었다. 그럼에도 김옥길 선생님은 19904월 칠순 잔치 중 목동병원 건축의 필요성을 참석자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이는 1926년 로제타 홀이 자신의 환갑잔치에서 조선 땅 내 조선여성들을 위한 여자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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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에도 계속된 김옥길 선생님의 간절한 호소에 선생의 동생인 김동길 교수를 비롯하여 이화 동문과 그 가족 및 사회유지들의 후원이 시작되었다. 또한 하루는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김옥길 선생님의 병문안을 왔는데, 병세가 짙어져 혀가 굳어 말을 잘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목동병원 건축을 걱정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돈이 병원을 짓습니까? 사람이 짓지요. 제가 뚝딱 지어드리겠습니다!”라며 목동병원 건축에 동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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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김옥길 선생님의 진심은 많은 이들을 움직였고 이것이 촉매제가 되어 목동병원 공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선생님의 건강은 선생님이 목동병원 완공을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김옥길 선생님은 1990825일 숙환인 직장암으로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후 목동병원은 더욱 공사에 박차를 가하여 199399일부터 환자들을 받기 시작하였다. 106일 성대한 개원식이 진행되었지만 김옥길 선생님이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참석자들 모두의 마음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개원식에 선생님이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이화의 모든 구성원들은 목동병원 탄생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선생님을 잊을 수 없었다. 이에 목동병원을 올리는 과정에서 본관 뒷쪽에 김옥길 선생님을 기리는 기념홀 조성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병원 완공과 함께 김옥길홀도 완성하여 홀 입구에 선생님의 노고와 정신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현판을 부착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번 행사에서 철거되고 보존함에 들어간 그 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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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한국 여성교육,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다 가신 김옥길 선생님의 뜻을 기리며 지어졌던 김옥길홀에서는 지난 31년간 목동병원 개원식을 비롯한 병원 내 주요 기념식 및 각종 의학관련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제 이곳은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내원객들을 위한 안식처로 재탄생될 준비를 하고 있다. 새롭게 조성되는 이 공간에서도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신 김옥길 선생님의 뜻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이화의료원 전 구성원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